트럼프의 제2 플라자 합의? 미국의 '달러 평가절하' 전략의 진짜 속내

트럼프의 '마라라고 합의'가 국제 경제를 뒤흔든다? 미국의 '달러 평가절하' 전략의 진짜 속내

요즘 경제 뉴스를 보면 '마라라고 합의'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합니다. 언뜻 들으면 무슨 고급 리조트의 이름 같지만, 사실 이것은 미국 경제의 향방을 결정할지도 모르는 중요한 경제 전략입니다. 오늘은 이 '마라라고 합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미국이 이런 전략을 추진하는지 깊이 들여다보려 합니다.

마라라고 합의와 달러 평가절하 전략 개념도

마라라고 합의란 무엇인가?

마라라고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자문위원장으로 임명된 스티븐 미란이 제안한 무역 시스템 재구성 전략입니다. 이름은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리조트 이름에서 따왔죠. 간단히 말해, 미국 달러를 약 20% 평가절하하고 이를 통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계획입니다.

이 전략은 1985년의 '플라자 합의'와 매우 유사합니다. 당시 미국, 일본, 서독, 프랑스, 영국이 모여 달러 가치를 낮추기로 합의했고, 그 결과 달러는 일본 엔화 대비 50%, 독일 마르크 대비 40% 평가절하되었습니다. 이 조치는 결과적으로 미국 제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됩니다.

왜 미국은 지금 이 전략을 추진하려 하는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의 현실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경제 문제, 특히 무역 적자와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주요 원인이 '과대평가된 달러'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란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달러는 약 25% 정도 과대평가되어 있습니다. 이는 미국 달러가 국제 준비 통화로서의 지위 때문인데, 이로 인해 미국 제품은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고, 반대로 수입품은 미국 시장에서 더 저렴해져 미국 내 제조업이 타격을 입게 됩니다.

좀 더 쉽게 말해볼게요. 상상해보세요. 여러분이 해외여행을 가면 "아, 이렇게 비싸?" 하고 놀라게 되죠. 이것은 바로 달러가 강해서 그렇습니다. 반면, 외국인들이 미국에 오면 "와, 생각보다 싸네!" 라고 느끼게 됩니다. 이런 현상이 무역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미국 제품은 비싸서 팔리지 않고, 외국 제품은 싸서 잘 팔리는 구조가 된 겁니다.

마라라고 합의의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미란의 전략은 꽤 단순하면서도 강력합니다. 핵심은 '관세와 압박'을 통해 주요 무역 파트너들(중국, 일본, 독일 등)이 합의에 참여하도록 강제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관세 부과: 합의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의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합니다. 처음에는 2%로 시작해 매월 2%씩 증가시킵니다.
2. 안보 보호 철회: 특히 유럽 국가들에게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철회할 수 있다고 압박합니다.
3. 국채 이자 과세: 비협조적인 국가들의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 이자에 세금을 부과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약 800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런 압박을 통해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이 보유한 과도한 달러 외환 보유액(3-4개월치 수입액 이상)을 판매하고 자국 화폐를 매입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과 다른 통화들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까? 위험은 없을까?

모든 전략에는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죠. 미란도 이 전략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위험

달러가 20% 평가절하되면 수입품 가격이 올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약 1% 포인트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란은 다음과 같은 완화 방안을 제시합니다:

• 관세 대상국의 화폐가치 하락이 인플레이션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 "드릴 베이비 드릴" 같은 규제 완화 정책으로 국내 에너지 생산을 늘려 CPI를 0.5% 포인트 낮추고 GDP를 1-2% 증가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이자율 상승 위험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하면 미국 이자율이 상승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란은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합니다:

• 중앙은행들이 단기 국채에서 장기 국채(최대 100년 만기)로 전환하도록 장려합니다.
• 연방준비제도가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와 유사한 스왑 라인 시설을 제공하여, 장기 국채의 시장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명목 가치로 대출받을 수 있게 합니다.

비판적 시각: 이것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물론 이 전략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 관세는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다른 국가들의 보복 관세로 인해 미국은 다중 전선에서 무역 전쟁을 치를 수 있습니다.
• 중국 등 주요 무역 파트너들은 이미 미국과의 무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전략이 제조업 부흥을 위한 '재정적 조작'에만 초점을 맞추고 실질적인 산업 정책은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단순히 달러 가치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미국 제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과거 역사에서 배울 점: 플라자 합의의 교훈

마라라고 합의의 모델이 된 1985년 플라자 합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시 합의는 미국 제조업에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었지만, 일본에는 자산 버블과 이후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불황의 단초가 되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더 큰 차이점은 당시와 지금의 국제 정치 환경입니다. 1985년에는 미국, 일본, 서독이 냉전 구도 속에서 안보 동맹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협력이 비교적 용이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훨씬 더 복잡하고 적대적입니다.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순순히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

마라라고 합의가 실제로 이행된다면 한국 경제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한국은 대미 무역 흑자국이자 달러 외환보유액이 많은 나라로, 미국의 압박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원화가 강세를 보이게 된다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반면, 미국 내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생산 시설은 오히려 혜택을 볼 수도 있습니다. 삼성, 현대, LG 등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이라는 카드로 관세 위험을 일부 회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비록 단기적으로는 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글로벌 무역 불균형이 해소되는 것은 세계 경제의 안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결론: 미국의 전략 변화를 주시해야 할 때

트럼프 행정부의 '마라라고 합의' 전략은 단순한 경제 정책을 넘어 글로벌 지정학적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자유무역'에서 '관리무역'으로, '다자주의'에서 '양자주의'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우리에게 불안과 기회를 동시에 가져옵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이러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기업들은 생산기지 다변화, 공급망 재구성, 미국 시장 내 입지 강화 등의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국제 경제의 풍향계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 바람이 우리에게 역풍이 될지, 순풍이 될지는 우리의 준비와 대응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 투자권고사항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투자 또는 금융상품을 권유하거나 추천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본 글의 내용에 기반한 투자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투자에 앞서 항상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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